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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치기 형제들의 일본 배낭 여행기 (둘째 날)
 

■ 진짜 여행(자전거 여행)의 시작 ( 7/24 05:00 )

 

  누가 여행을 와서 2시간 밖에 안 잘까. 우리다. 5시 인데도 산책을 하러 오는 사람이 꽤 보였다. 그래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어서 참 다행이긴 했다. 첫날의 긴장감이 가시질 않은 탓에 피곤함도 느껴지지가 않았다. 20분 정도 철수를 하고 준비를 한 뒤에 곧 바로 출발을 하였다. 이날의 목적지는 '사이타마' 였다. ( 이른 아침의 공원은 평온하였다 )

 

 

 

 

 이날의 코스는 전부 도심가 였다. 날씨도 좀 우중충 해서 그런지 출근을 하는 사람들과 겹쳐져 차갑게 느껴졌다. (물론 나만, 민수는 이때도 즐거웠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좀 암울 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쨋든 아침을 먹어야 하는데 어디서 먹어야 할지 감이 잘 안왔다. 돈도 아껴야 해서 저렴한 집을 가고 싶었는 데 문제는 뭐가 저렴한지 몰랐던게 문제였다. 처음에 봤던 라면집이 결국엔 제일 저렴했다. 가면 갈수록 비싸져..

 

 

 

 

 

 

 그래서 결국에는 편의점에 가서 끼니를 때웠다. 라면과 샌드위치. 그것도 안에선 먹지 못해 밖에서 먹었는 데 얼마나 서러웠는지 모른다. 이때까진 참 암울했다. 그 뒤로는 말없이 그냥 달렸다.

 

 

 

■ 휴식의 시간.. 풀린 긴장감 ( 09:30 )

 

 한참을 달렸을 것이다. 날씨가 환해 졌고 어떤 공원에 잠시 멈췄다. 시간이 꽤나 흘렀을 줄 알았는 데 9시 밖에 되지 않았다. 공원에 오니 그제서야 긴장감이 다 풀린 것 같았다. 이것 저것 별 얘기 하면서 여유롭게 쉬다보니 어느새 2시간이 흘렀다.... (이땐 참고로 날씨가 참 좋았다.)

 

 

 

 

 

 슬슬 출발을 해야 겠다는 생각에 마침 근처에 있는 한인타운에 들르기로 했다. 가봤는데 .. 뭐 별건 없었다. k-pop 관련 가게 들이나 떡볶이집, 치즈 닭갈비 집 ? 정도가 있었다. 우리와는 맞지 않아 서둘러 나왔다. 그 뒤로는 본격적으로 날씨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뜨거움을 즐기면서 달렸다. ( 솔직히 즐기진 않았다 )

 

 

 

 

 

 

 

 너무 뜨거워서 잠시 '이케부끄로' 역에서 잠시 쉬다가 다시 출발을 했다. 가는 길에 일본 미디어에 자주 나오는 철길이 있어서 기념 동영상도 찍었다. 꽤 멋있게 나왔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우리는 점심을 먹어야 했다. 가다 우연히 보인 체인점으로 보이는 소바집에 들어갔다. 역시 일본 답게 자판기로 각자 주문을 하고 모험을 하긴 싫어서 다 같이 같은 메뉴인 소바를 시켰다. ( 한 오천원 정도 였다. ) 맛있었다고 하기엔 .. 좀 양심에 찔려서 그렇게 말하진 못하겠다. 

 

 

 

 소바를 맛있게 먹고 나왔는 데 자전거에 요상한 부적이 붙어있었다. 좋은 것 같진 않아 보였는 데 자세히 보니 경고장 같은 것이었다. 불법 주차 때문이었나 보다. 그래도 주변에 뭐라 하는 사람은 없어서 그냥 가기로 했다. 떼기는 좀 아쉬워서 이것도 기념이니 만큼 계속 붙이고 다니자고 했다. 

 

 그렇게 그 뒤론 계속 달렸던 것 같았다. 

■ 감격의 도착.. 그러나 터져버린 바퀴 ( 14:00 )

 

 '사이타마' 라는 표지판이 보였다. 마지막인 육교를 넘고 감격적인 순간을 맞이하려고 했다. 그런데 성우가 안보였다. 한참 후 성우는 흐물흐물 해진 뒷바퀴를 끌고 터벅터벅 걸어오고 있었다. 정말 당황스러웠다. 여행 전에 설마 바퀴가 터지겠냐며 준비조차 못했던 부분인데 여행 첫날에 사고가 나다니. 나뿐만 아니라 친구들이 전의를 잃은 모습이었다.

 

 

 


 그래도 일단 뭐든 해봐야 할 것 같아서 그나마 가지고 온 자전거 펌프, 타이어 패치를 꺼냈다. 타이어 해체는 또 처음이었다. 그렇게 힘겹게 하고 바람난 구멍을 찾고.. 찾아서 패치를 붙이고 펌프질을 수없이 반복했다. 그런데 바람을 들어갈 생각을 안했다. 시간은 정말 금방금방 갔다. 더군다나 전날에 잠을 얼마 자지 않아서 그런지 정말 졸렸다. ( 유독 나만.. 그래서 나는 졸면서 펌프질을 했다. )결국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민수한테 특히 고마웠다. ( 민수는 혼신의 힘을 다했다. )


 

* 수고했다 민수야 *


 어쩔수 없이 우리는 자전거샵을 가기로 했다. 아니 그전에 다이소를 먼저 가보기로 했다. 근데 운이 좋게 마침 바로 옆에 자전거 샵이 있었다. 일단 다이소로 향했다. 가게는 꽤 규모가 커서 그런지 구석에 외진 장소가 있었다. 콘센트도 있는 터라 우리는 그곳을 아지트로 삼기로 했다. 오자마자 민수는 잠에 들었고 성우는 자전거샵을 다녀오겠다고 했다. 다녀온 성우가 말하기를 펑크가 42군데나 나있어서 총 만 이천원 정도가 들었다고 했다. 어쩐지 잘 안들어가더라.. 또, 성우 자전거가 휠이 두꺼워서 그에 맞는 튜브는 일본에선 큰 자전거 샵이 아니라면 없을 거라고 말하였다. 그 말은 더이상 터지면 수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뭐 어쩌겠나. 조심히 탈 수 밖에 없었다.

 

 

 시간도 굉장히 이르고 충전도 할 겸 좀 더 쉬자고 했다. 그러자 성우는 혼자서 오늘 잘 곳을 미리 보고 오겠다고 했다. ( 이 대화를 할 때도 민수는 역시 자고 있었다 ) 한 한 시간 정도? 다이소에 계속 있었던 것 같다. 근데 계속 있어보니 우리가 있던 장소가 그리 외진 곳이 아니라서 종업원들이나 사람들이 안좋은 눈초리로 계속 보고 있음이 느껴졌다. 그렇다고 갈땐 없고.. 민수는 곤히 자고 있고.. 그냥 철판을 깔고 계속 있었다. 그 뒤론 별일이 없었고 후에 성우가 돌아와서 그제서야 정리를 하고 일어났다.

 

 

■ 저녁 먹어야지.. 근데 여행 계속 할 수 있을까? ( 18:30 )

 

 우선 다른 자전거샵에 가서 타이어를 구하기로 했다. 그 동네에서 꽤 커보이는 자전거 샵에 들어가서 몸짓으로 타이어를 표현하여 그들에게 설명을 했다. 그러자 알겠다며 타이어를 가져왔는 데 그곳에도 역시 성우 자전거에 맞는 타이어는 없었다. 도대체 얼마나 큰 곳을 가야하나.. 어쩔 수 없이 가게에서 나왔다.

 

 걱정을 뒤로 하고 일단 밥을 먹으로 주변 꽤 큰 홈플러스와 비슷한? 대형 마트에 들어가자 푸드코트가 나왔다. 메뉴를 고르기 보단 가장 적은 숫자를 찾았다. 역시 라면이 가장 저렴했다. 맛은 뭐.. 흔한 라면 맛이었다. 그렇게 음식이 들어가니 긴장이 확 풀렸다. 

긴장이 풀리니 여행을 돌아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정말 절실하게 느꼈던 것은 뭔가 힐링의 요소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여행 내내 텐트에서 자는 건 끔찍했다. 그래서 여행 중간에 무조건 숙소를 잡고 그걸 목표로 삼고 여행을 하자고 다짐을 했다.

 

 

 

 

 

 어느 순간 졸음이 몰려왔고 민수를 제외한 성우와 나는 푸드코트에서 깊은 잠에 빠졌다. 성우는 SNS소식을 놓칠 수가 없어서 폰을 보는 동시에 잠을 잤다. 



 

 

 

 한 시간이 지나자 모두 일어났고, 9시쯤이 되서 마트에 세일 하는 음식들이 있나 유심히 봤지만 별건 없었다. 우리는 서둘러 우리의 잠자리로 향했다. 거리는 꽤 됬다. 한 10km 정도? 그래도 밤이라서 그런지 시원하게 금방금방 달렸다. 도착한 곳은 꽤나 큰 공원이었다. 규모가 정말 컸는데 사람은 하나도 안보였다. 그래서 좀 무서웠다. 공원을 이곳 저곳 돌아다녀 봤지만 주차장 만한 곳이 없었다. 그냥 아스팔트에 텐트를 치고 간만에 누구 눈치 안보고 옷을 갈아입고 식수대에서 등목도 즐겼다. 여행중 처음으로 느껴본 행복이었다. 그렇게 우리의 하루가 마무리 되었다.

 

 자기전에 했던 생각은 '내일은 또 어떻게 버티지?' 였다.

 

 

 

 



 

* 포스팅은 계속 됩니다! 궁금한 점 있으시면 언제든지 물어봐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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