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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치기 형제들의 일본 배낭 여행기 (셋째 날)
■ 기분 좋은 시작, 그러나 기분 좋게 다시 터진 타이어 ( 7:24 6:00 )
오늘은 시작이 꽤 좋았다. 아침에 일어나니 따스한 햇살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공원 관리인이 차를 타고 다가왔는 데 다행히 웃으면서 나가달라고 하였다. 식수대에서 다시 단장을 하고 나서 상쾌한 마음으로 출발을 했다. 아침에 시작한 라이딩은 꽤 좋았다. 왼편으로는 일본식 가정집이 쭉 보였고 오른편으로는 밭들이 펼쳐져 있었다. 기분도 좋아서 액션캠도 키고 (물론 민수 폰으로), 노래도 틀면서 신나게 달렸다.
'펑.' 또 터져버렸다. 처음에는 옆 밭에서 불을 때시고 계시던 할아버지가 장작을 태우는 소린 줄 알았다. 혹시나 해서 뒤를 봤는 데성우는 다시 흐물흐물 해진 뒷바퀴를 끌고 있었다. 정말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다. 오늘은 기분좋게 시작하나 했는데.. 그래도 한번 해봐서 그런지 다들 말없이 바퀴를 분해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구멍이 크게 나서 금방 발견을 했다. 알고보니 타이어도 좀 노후되서 타이어도 함께 찢어져 있었다. 그래서 일단 타이어와 튜브 둘다 펑크 패치를 붙여 해결을 했다. 이번엔 그래도 우리끼리 잘 해결했다. 그래서 그런지 사기가 충전이 되는 기분이었지만 동시에 허기가 엄청나게 충전되었다.
* 성우는 잠시 정신이 나갔었다. *
일단은 늦은 아침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찾은 곳은 근처 Lawson 편의점. Lawson은 또 처음이라 뭘 먹을지 고민을 했는데 그래도 최대한 가성비가 있어보이는 빵을 하나씩 집고 밖에 나와서 식사를 했다. 배고파서 그런지 장소는 중요치 않았다.
위대한 발견이 하나 있었다. 음료수를 고르다 보니 쿨피스 처럼 생긴 녀석이 천원 밖에 하지 않아서 냉큼 샀는 데 맛 역시 장난이 아니었다. 복숭아 맛 물 (?) 인 것 같았는 데 정말 맛있게 먹고 하나 더 사 먹었다. 일인당 삼천원 정도도 안 쓴 것 같다. 이렇게 먹어도 배가 꽤 불렀다.
■ 기분 좋게 먹은 아침, 그러나 기분 좋게 또 다시 터진 타이어 ( 11:00 )
성우가 너무 미웠다. 일단 자전거 샵을 가기로 했다. 아무래도 성우 자전거의 수리가 필요했다. 자전거 샵으로 향하는 길이었는 데 또 성우가 안보였다. 직선 도로 였는 데도 안보여서 민수가 데리러 갔는데 민수도 오지 않았다. 그래서 한참을 뒤로 가봤더니 역시 또 터져버렸다. 이건 음모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이틀 동안 펑크가 11 군데나 나다니 그것도 성우 것만. 참 신기했다. 이번에도 해체를 하고 구멍을 찾아 패치를 붙였는 데도 바람은 계속 빠졌다. 하루 동안 바퀴 수리를 하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그만큼 시간이 금방 금방 갔고 이내 우리는 포기를 하고 그 상태로 달리자는 의견으로 자전거샵까지 갔다.
어떤 여유 였는진 모르겠지만 중간에 허수아비 들이 있어서 좀 놀았다.
도착을 한 곳은 여태껏 봐왔던 자전거샵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규모가 어마어마 했다. 우선 직원한테 튜브가 있는지 물어봤는 데 잠시 후에 튜브와 어떤 물건을 같이 들고왔다. 들어보니 그 가게 역시 성우 자전거의 튜브만한 긴 바람 주입구가 달린 튜브가 없어서 짧은 튜브에다가 주입구를 연장시켜주는 것으로 덫붙여서 해결을 하자고 했다. 그래서 그렇게 하기로 하고 가는 김에 타이어도 갈고 패치도 조금 더 샀다. 그땐 몰랐다. 8만원이 그냥 나가버릴 거라는 사실을.. 그래도 사진은 참 신나게 찍었다.
■ 뜻밖에 만나게 된 현지인, 그들이 베풀어준 음식과 관용 ( 14:00 )
마음은 아팠지만 일단 점심을 먹으로 도심가로 향했다. 한참을 달리고 난 후에 어떤 역주변에 도착을 했다. 잠시 멈춰서 정비를 하고 있었는 데 어떤 할아버지 한 분이 다가와서 말을 거셨다. 근데 방언이 심해서 그런지 일본어에 능통한 성우도 잘 알아듣지 못했다. ( 대화의 95%를 알아듣지 못하고 웃으면서 '아 하이 하이'만 한 것 같다 ) 그래도 좀 들어보니 자전거에 붙어있는 경고장을 보고 왜 붙였는지 물어보셨던 것이었다. 알고보니 그 분이 그 일대에서 비슷한 일( 딱지를 떼는 일 )을 하고 계셨던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추억이라고 말하니 그제서야 알아들으시고 여행 온것이냐고 물어보셨다. 일본 사람은 이것저것 말이 많은 것 같았다. 그만큼 혼잣말도 막 하시면서 말이 정말 기셨다. 그래서 우리는 가만히 듣다가 혹시 주변에 맛집이 있느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저쪽에 줄서서 먹는 라멘집이 있다면서 안내를 해주셨다. 그런데 도심가라 그런지 자전거를 대 놓을 곳이 없었다. 자전거 주차장도 만석이었다.
그렇게 해메다가 그 분을 다시 만났다. 이번엔 일행을 데리고 오셨다. 그러면서 그 분들께 우리 소개를 해주면서 악수도 한번씩 했다. 지금 먹으려고 하는 데 자전거 댈 곳이 없다 하고 얘기를 하니, 아 걱정하지 말라면서 우리가 특별히 눈감아주겠다며 ( 사비스 라고 하셨다 ) 가게 앞에 대라고 하셨다. 기쁜 마음에 자전거를 대고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이곳도 자판기로 메뉴를 시키는 데 전부 일본어라서 뭐가 뭔지 몰랐었다. 그래서 별 수 없이 마음이 가는 글자로 메뉴를 시키고 기다렸는 데 확실히 달랐다.. 맛집이 맞았다. 이게 진정 라멘이었다. 국물 부터가 달랐다. 그렇게 맛있게 먹고 혹시 사진이나 한장 찍을까 했는데 찾아도 보이질 않으셔서 그냥 출발하기로 했다.
■ 갑자기 내리는 비, 판단의 오류를 범하다 ( 16:00 )
다시 힘차게 출발을 했다. 가다보니 한국의 전주 같은 느낌이 나는 거리에 도착을 했다. 역시 사람이 많은 건 전주와 똑같았다. 들었던 느낌은 뭔가 더 잘 되어 있고 깔끔하게 관리가 되고 있는 것 같았다. 한국인들도 많이 보였는데 뭔가 우리가 그곳에 어울린 사람들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꽤 큰 신사에 들러 우리의 의식을 치르고
그 다음 거리로 나와선 골목으로 들어갔다. 문화재로 보이는 곳에 가서 처마아래 앉아 멍을 때렸다. 잠시 아무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있다보니 갑자기 비가왔다. 점점 많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그칠 생각은 없어 보였다. 여행와서의 첫 비였기 때문에 많이 당황스러웠다. 솔직한 마음으론 비를 맞으면서 자전거를 타긴 싫었다. ( 물론 나만, 친구들은 그냥 가고 싶어했다. ) 그래서 자꾸 좀만 기다리자고 말했다. 그게 사실 잘못된 판단이었다. 그렇게 30분이나 기다린 후에야 출발을 하자고 했다. 물론 여전히 비는 오고 있었다. 우리는 챙겨온 우비를 장착하고 무장을 하였다.
다행히 비가 그나마 그친 상태라서 좀 수월하게 달렸다. 달리면서 든 생각은 꽤 달린만하다는 생각이었다. 무엇보다 시원하다는 게 꽤 메리트있었다. 우리의 목적지는 오늘의 잠자리인 캠핑장이었다. 오늘은 합법적으로 자보자 하는 생각에 이곳을 택했고 사전 조사때 일인당 삼천원이라는 정보를 알고 우리는 그곳으로 향했다.
km 상으론 얼마 남지 않았지만 중간에 산길이 나왔다. 또 이것도 처음이라서 꽤 힘들었다. 오르막길을 오르는게 조금 빡셌다.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나온 마트에 들러 사이다를 하나 사고 내가 한국에서 챙겨온 단 것들을 꺼냈다. 사실 가져올 때는 이걸 과연 먹을까 라는 생각이었는 데 이젠 부족할까봐 걱정이 됬었다. 쨋든 우리는 이곳에서 당충전을 했다. 정말 행복했다.
■ 드디어 도착한 캠핑장, 하지만.. ( 18:30 )
정말 힘들게 도착을 했다. 시간도 많이 지난 상태였다. 그래도 일단 들어가보기로 했는데 캠핑장 입구가 꽤 스산했다. ( 망한 곳 같은 느낌이 들었다 ) 내리막길도 엄청 심해 다시 올라오기가 좀 그래서 입구 옆쪽에 있는 민가에 가서 여쭤보기로 했다. 물론 앞장은 성우가 섰다. 문을 두드리니 인상 좋은 아주머니가 나오시더니 우리의 서툰 일본어를 인내심있게 들어주시고는 캠핑장은 운영을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캠핑장으로 향했다.
확실히 캠핑을 하는 사람은 한사람 밖에 없었다. 조금 기다리니 주인장이 나와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 주인장은 약간 쿠니무라 준을 닮았었다. 물론 내 개인적인 생각 ). 우선 여권을 달라 하더니 가격 설명을 했다. 계산기를 몇번 두드리더니 우리에게 내민 가격은 터무니 없었다. 다시 한번 물어보니 입장료 3000원에 자전거를 끌고 왔으니 5000원 추가, 텐트를 가져왔으니 또 추가.. 이건 말도 안됬다. 고민을 하긴 했지만 나오는 게 맞는 것 같았다. 그래서 어렵게 이야기를 해서 그 엄청난 오르막길을 올라 그 민가 옆으로 나왔다.
■ 저희 재워주시면 안될까요? VS 저희 앞마당에 텐트 쳐도 될까요? ( 19:30 )
■ 너 여권 어디갔어? 그리고 경찰과의 대면 ( 20:30 )
겨우 마을에 도착해서 한 대형 마트로 들어갔다. 일단 편의점에서 빵을 사는 것보단 마트가 더 싸기 때문에 빵만 사려고 했다. 그래서 다들 빵 코너에 가서 빵을 고르고 계산을 하러 가려고 하는 데 민수가 늘 차고 있던 복대가 안보였다. ( 복대 안에는 우리 모두의 여권과 민수의 모든 돈을 담고 있다 ) 순간적으로 엄청난 공포감이 몰려왔다. 민수는 혹시 자전거에 두고 왔는지 보러 갔고 그 동안 성우와 나는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끝내야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너무 두려웠다. 다행히 민수가 자전거에 걸려있던 복대를 가져왔는데 그 순간 알수 없는 눈물이 나왔다. 타지에서 느끼는 서러움과 여러 감정이 섞여 나왔던 눈물이었다.
한편으론 이 일을 통해서 사기진작이 되서 이내 기분좋게 계산을 하고 나왔다. 나오려는 데 성우가 마트 직원한테 마트 앞에 텐트를 쳐도 될지 물어보자고 하였고 그들에게 다가가 물어봤다. 그들 역시도 친절하게 자기들끼리 막 얘기를 하더니 한 직원을 시켜 우리를 데려다 주라고 해서 우리는 말없이 그 직원을 따라 갔다. 그 직원이 데려다 준 곳은 경찰서 였다. 당활스러웠다. 사실 공원에서 자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경찰서를 가게 되면 신고를 하거나 다시 보내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조금 기다리니 경찰이 왔고 우리는 사정을 이야기 했다. 그렇게 이야기 하니 걱정과는 달리 그들은 우리와 함께 고민을 해주었다. 스마트폰으로 호텔 최저가를 검색해주기도 하고 어디가 좋을 지 하나하나 이야기 해주셨다. 그러다가 근처 5km 부근에 미치노에키 ( 일본의 도로 휴게소 ) 가 있다고 하면서 거기서 자는 게 좋겠다고 이야기 했다. 5km.. 사실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지만 일단 알겠다고 해야 될 것 같았다.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있었다. 그렇게 감사인사를 하고 경찰서 앞에서 쭈그려 앉아 사온 음식과 아주머니가 주신 과자를 맛있게 먹었다.
다먹고 다니 거의 10시가 다되었다. 지금 상태론 이동하기는 무리였다. 그래서 도박이긴 하지만 경찰서 근처 공원에서 자기로 했다. 공원에 도착해서 허겁지겁 텐트를 치고 들어와 잠을 청했다. 쉽지 않은 하루였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긴 했지만 이제 조금씩 적응이 되는 것 같았다.
* 포스팅은 계속 됩니다! 궁금한 점 있으시면 언제든 물어봐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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