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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치기 형제들의 일본 배낭 여행기 (다섯째 날)


■ 비가 부슬부슬 내렸던 평화로운 아침 ( 7/27 7:00 )


  텐트가 제일 편해.. 전날 밤 꽤 오래 잤다. 확실히 어제 고생하면서 자리를 찾은 보람이 있었다. 비도 확실히 잘 막아주고 신경쓰는 이도 하나도 없었다. 우리의 고정 스케줄 아침 식사 전 이번엔 빨래방을 한 번 가보기로 했다. 검색을 통해서 코인 빨래방에 들렀다. 생각보다 저렴해서 놀랐다. 한꺼번에 빨래를 하는 데 세탁은 30분에 4천원, 건조는 12분에 천원 정도로 해결했다. 빨래는 생각보다 효과가 좋다. 뽀송뽀송한 느낌을 받았다. 






 빨래를 돌리는 동안 우리는 세븐 일레븐으로 향했다. 아침밥과 충전을 진행했다. 팁을 하나 주자면 세블일레븐은 7spot이라는 free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가 있다. 하지만 모든 세븐일레븐에 자리가 있진 않다. 자리가 없는 경우가 있는 경우보다 훨씬 많았던 것 같다... 우리가 들린 곳은 자리도 있고 충전도 가능해서 1시간 정도 머물다가 빨래방으로 향했다.


 출발 하기전 도시 속 옛성에 들러 인증 촬영을 좀 하다가 여정을 시작했다.



 

■ 타카사키의 명물 '타카사키 다루마'를 보다 ( 9:30 )


  타카사키 다루마.. 아마 작년쯤에 '신이 말하는 대로' 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었다. 거기서 나오는 인형이 다루마 인형인데 이 녀석의 발상지가 바로 타카사키라고 한다. 우리는 가는 길에 타카사키 다루마의 발상지인 '쇼린산 다루마지' (사찰) 에 들르기로 했다. ㅊ절 아래에 이렇게 큰 다루마 인형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오르는 길은 꽤 힘들다..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은 거의 없었다. 보통 절과 비슷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아래 사진 처럼 전부 다르게 생긴 다루마 인형이 건물에 쫙 깔려있다. 볼거리는 충분히 있어보였다. 소원도 빌고.. 사진도 여러장 찍고.. 부모님 드릴 기념품도 각자 샀다. 인형의 사이즈를 비례로 가격은 올라가는 데 형편이 안 되서 4천원 짜리 조그마한 인형을 하나 샀다. (나중에 살짝 후회했다. 조금 더 큰 거 살걸 ... 여러분은 꼭 큰 인형 사시길 바래요.. )







 날이 꽤 화창했다. 화창하면서 굉장히 평온했다. 기분이 묘했다. 기분은 상관이 없었다. 출발만이 있을 뿐.




■ 예상치 못한 민수의 부상 feat.두드러기의 습격 ( 12:30 )


  산길이 코 앞인데..  출발 한지 얼마 안 돼서 민수가 멈춰 섰다. 그러더니 종아리에 옹기종기 빨갛게 올라와 있는 두드러기를 보여줬다. 사실 걱정이 되긴 하지만 속 마음으로는 '아프겠지만 갈길이 너무 먼데 ..'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심해져서 병원에 들르기로 했다. 민수가 계속 종아리, 등이 가렵고 뜨겁다고 했다. 가는 길에 조그마한 마을이 나왔다. 정말 시골 처럼 보였다.



 머릿속 깊은 곳에 있었던 일본의 시골의 모습이 딱 그 모습이었다. 가게는 좀 처럼 보이지가 않았는 데 그 가운데 한 자전거 가게에 들렀다. 자전거 가게라고 하기엔 너무 조그마 했다. ( 더군다나 문구점을 같이 하시는 것 같았다. ) 얼마 뒤 허리가 반쯤 굽으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나오시 더니 우리를 반겨주셨다.


 다행히도 너무 친절하게 자전거를 수리 해주셨다. 혹시나 해서 주변에 병원이 있는지 여쭤봤는 데 가르쳐 주시면서 민수의 종아리르 보면서 걱정과 염려를 표하셨다. 너무 감사했다. 떠날 때까지 시종일관 웃음을 지어주시면서 우리를 반겨 주셨다. 


 근처 병원에 들렀다. (병원은 꽤 규모가 있어보였다.) 간호사들 한테도 말이 통하지 않아서 서로 몸짓 발짓 하면서 민수의 증상을 설명했다. 그러더니 진료를 받고 돌아왔다. 병원에서는 아마 땀띠 일 것 같다면서 약을 처방해주 겠다 했다. 별 건 한 건 없지만 약 5만원이 들었다. (약을 건네주면서 파이팅을 외치던 그 간호사의 표정을 잊을 수 없었다. 5만원 짜리 파이팅...) 아마 여행자 보험이 되지 않아서 진료비가 꽤 많이 든 것 같았다.



 

■ 민수의 부상 투혼 ( 14:30 )


 아프지만 점심이 우선. 민수의 증상은 나아진 게 없었지만 일단 점심을 먹기로 했다. 역시 시골 편의점에 앉을 곳이 없는 것은 당연했다. 익숙하게 우리는 아스팔트 위해서 만찬을 즐겼다. 힘이 다들 조금씩 빠진 상태였다. 민수의 상태를 걱정하면서도 조심스러워서 서로 말을 아끼고 있었다.


 너무 고맙게도 민수는 계속 갈 수 있다면서 출발을 원했다. 사실 큰 위기가 될 수 있었지만 민수의 결심 때문에 우리는 여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우리에게 남은 길은 이제 30km 정도였다. 얼마 되진 않지만 그 길이 산길이라는 점이 굉장히 크게 다가왔다. 우리의 첫 산행이었다. 날씨 조차도 우리의 산길을 그리 반겨주는 것 같진 않았다. 흐린 모습으로 눈길을 주지 않았다.



■ 산을 넘는 다는 것, 한계를 넘는 다는 것 ( 15:30 )


 이렇게 힘들 줄 몰랐어.. 처음엔 오를만 하다 생각했는 데 뒤로 갈 수록 진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파른 오르막은 끝날 생각을 하질 않았다. 그런데 풍경 하만은 정말 끝내줬다. 옆으로는 계곡이 흘러서 잠깐 쉬면서 물장난도 쳐 보기도 했다. 너무 여유를 부린 탓일 까 출발도 그리 빨리 하지 못한 탓에 날은 점점 어둑어둑 해져가고 있었다.


 우리는 구글맵에 의존해서 길을 가고 있었다. 좀 더 가니 두 갈래 길이 나왔다. 하나는 등산로 처럼 보였고 하나는 차도였다. 성우의 말로는 전자의 길이 차가 없어서 편할 것이다 라는 의견에 따라 우리는 길을 가기 시작했다. 거의 자전거를 끌다 싶이 해서 올랐다. 결코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경사가 아니었다. 

 남은 길은 5km남짓, 중간에 가다 보니 금지로 보이는 의미의 표지판에 마주했다. 우리는 별 의미 없겠지 하면서 20분 정도를 올랐는 데 맙소사, 길이 중간에 끊겨 버리고 말았다. 다리가 원래 있어 보였는데 끊긴 후 였다. 표지판이 괜히 있던 게 아니었어 ... 우리는 지칠 대로 지쳐 있던 상황이 었고  해도 벌서 져 버린 상태였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왔던 길을 되돌아가 차도로 다시 산길을 올랐다. 



 산의 정상까지믄 3km 정도가 남아 있었는 데 정말 .. 힘들었다. 진짜 정말 이다.. 트럭이 쌩쌩 지나다니고 고도가 높다보니 날씨도 추워지면서 입김까지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안개가 수북히 쌓여있어서 시야도 확보가 힘들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우리는 정상에 다 다랐다. 너무 감격스러워서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사진을 찍고 나니 저 아래에서 인기척이 보였다. 알고보니 우리와 같은 일본인 자전거 여행자였다. 우리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의 표정은 너무나도 여유롭고 밝아 보였고, 가방따위는 메지 않고 모두 자전거에 싣고 유유히 갈길을 가버렸다... 비교하면 안돼..




 

■ 내리막 길이 황천길이 되지 않도록... 성우, 한식에 이성을 잃다.  ( 15:30 )

 
 3시간 걸려서 올라온 길을 30분 만에 내려갔다. 내리막길은 일차선이었다. 트럭이 꽤 지나가고 있어서 우리는 도로 측면에 붙어서 조심히 내려가야 했다. 불가능 하진 않을 것 같아 보이긴 했지만 우리는 라이트가 하나밖에 없었다. 대형을 짰고 성우가 선두에 서고 민수가 가운데 내가 후미에 서서 차를 보면서 내려갔다. 30분 만에 내리막길을 내려갔다. 이제 우리의 목적지인 역 까지는 1km 남짓했다.

 다들 몸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천천히 가는 중에 우리는 한 식당을 지나쳤다. 성우가 식당을 보더니 한식당 처럼 보인다고 거기서 밥을 먹자고 했다. 민수와 나는 성우의 말이 그저 아쉬운 소리라고 느껴져서 '에이, 무슨 여기까지 와서 한식이냐' 하면서 계속 갔다. 얼마 안가서 신호등을 건너는 데 성우가 신호를 건너지 않고 건너편에서 자전거에 기대어 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민수가 다음 신호 때 성우를 데리고 왔고 성우는 얼마 안가 길에 쓰러졌다. 알고보니 성우가 한계에 다 다렀던 것 같았다. 그래서 지나친 그 한식당에서 밥을 먹고 싶은 생각이 너무 강해서 많이 속상해 했던 것 같았다. 사실 나였어도 그랬을 것 같았다. 그 정도로 힘든 데 내 말까지 안 들어주면 얼마나 속상할까.




 그래도 잘 넘기고 기분도 풀 겸 근처 로손 편의점에 가서 모모수로 목을 달래면서 군것질을 좀 했다. 


■ 관광도시 '카루이자와'에 도착하다. ( 20:00 )


 관광도시, 우리에겐 전혀 쓸데 없는 관광.. 우리가 도착한 도시는 카루이자와라는 곳이었다. 관광도시 답게 역 바로 뒤에 엄청난 규모의 쇼핑 플라자가 있었다. 우리에겐 그 모습이 그리 반갑지는 않았다. 보아하니 중국인 관광객 들이 정말 많아 보였다. 저녁을 먹을 곳을 물색 해보는 데 전부 고급스러워 보이는 식당들이어서 그런지 가격이 하나 같이 비쌌다. 들어갈 엄두를 못냈다.

 정말 먹을 곳이 하나도 없었다. 쇼핑 플라자 말고 마을에는 먹을 곳이 없어 보였다. 결국 우리는 플라자 안에 있는 세븐 일레븐에 들려 각자 도시락, 라면을 사들고 밖에서 불쌍하게 먹었다.. 보상을 주는 의미로 평소보다 좀 한도를 올려서 식량을 선택했다.


 밥을 먹고 나니 잠자리가 문제였다. 보통의 마을 느낌이 아니어서 우선은 플라자 안에서 잘 만한 곳을 찾기로 했다. 우리가 찾아 들어간 곳은 수유실이 있는 휴게실 같은 공간이었다. 애들이 놀 수 있도록 해 놓은 매트에 민수와 나는 그대로 누웠다. 정말 피곤했다. 그때 새삼 깨달은 게 있다면 우비가 꽤 따뜻하다는 것을 느꼈다. 고도가 높은 도시 인 만큼 쌀쌀한 날씨 였는데 우비를 입고 누워보니 정말 따뜻했다. 행복할 정도였다.

 30분 정로를 있었을까. 직원이 올까 두려웠다. 성우는 직원이 오면 한번 자도 되는지 부탁을 해보자고 했다. 얼마 안 있어 직원이 들어왔다. 그런데 성우가 말을 꺼내기도 무섭에 무작정 우리를 쫓아냈다. 결국 우리는 늦은 시간에 도시를 떠 돌아 다녔다. 가뜩이나 민수가 감기가 살짝 걸렸는지 몸을 떨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근처 공원을 찾았다. 이 공원은 놀이터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 크지 않은 사이즈에 사방이 민가로 둘러싸여서 감시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우리는 고민을 할 만한 몸상태가 아니었다. 서둘러 텐트를 치고 조용히 잠을 청했다. 정말 최고로 힘들었던 하루였다. 이 때 당시에는 너무 암울해서 사진을 찍을 생각을 못했다.


* 포스팅은 계속 됩니다! 궁금한 점 있으시면 언제든지 물어봐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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