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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치기 형제들의 일본 배낭 여행기 (넷째 날)

■ 본격적인 비의 시작, 새로운 여행 ( 7/26 5:30


  '아무도 신경 쓰는 이가 없군'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처음엔 이상하게 보면 어쩌지 라고 생각했던 잠자리가 사실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일찍 일어난게 아쉽긴 했지만 우리는 일찍 움직여야 했다. 비가 조금 왔는지 안개가 껴 있는 모습이 몽환적인 느낌이 났다. 





 오늘도 역시 식수대에서 세면을 하고 편의점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비가 쏟아져 서둘러 도착을 했다. 미니스톱에 도착을 해서(이 곳은 다행히 앉을 곳이 있었다. ) 라면 하나씩, 삼각 김밥 하나씩을 먹었다.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자는 생각에 새로운 컵라면을 각각 샀는데 다들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다. 비는 정말 무섭게 쏟아졌다. 비가 그치길 기다릴겸 자리 뒤에 콘센트에 충전기를 꽂아 놓았는데 직원이 금새 와서 안된다며 빼라고 했다. 매정하긴 했지만 별수가 없었다. 





 눈치도 보이고 비도 그칠 생각이 없어 보여 그냥 출발하기로 했다. 어제 경찰서에서 알려준 휴게소까지만 가서 충전을 하면서 쉬자고 생각했다. 출발을 하긴 했는데 비가 너무 거셌다. 의도치 않게 정말 시원하게 달렸다. 게다가 빠르게 달리는 차들이 물 웅덩이를 지나면서 물을 뿌려주는 덕에 온몸이 흠뻑 젖었다. 그때부턴 온몸이 젖은 상태라서 자포자기 상태로 밟았다.


 

■ 꿀같은 휴식의 시간 ( 9:00 ) 


 우린 이미 비와 한 몸이 되어 있었다.( 우비가 소용이 없었다 ) 휴게소에 들리기 전에 성우가 들리자 했던 '논논 비요리'라는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된 초등학교를 들렀다. 지금은 폐교가 된 상태라서 관광명소 처럼 이용되고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내부는 잠겨 있어 들어가진 못하고 비를 계속 맞으면서 사진도 찍고 영상도 찍었다. 아마 이때 부터 우리가 미쳐가기 시작했던 것 같다. 아래의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말이다. 





 좀만 가니 휴게소에 도착을 했다. 일단 짐을 풀었는데 어떤 할머니 한 분이 다가오시더니 막 이야기를 하셨다. 역시 못알아듣는 것은 마찬가지였다.그래도 최대한 우리는 잘듣고 있어요 라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대답은 열심히 했다. 이야기가 끝날 무렵 충전기가 어딧는지 물어봤고 친절하게 돌아다니시면서 알려주셨다.


 그 뒤론 화장실에 충전을 해놓고 앞 벤치에서 생각없이 있었다. 휴게소라곤 하지만 들르는 사람이 정말 없었다. 고요해서 좋긴 했는데 진짜 아무것도 없어서 우리도 아무것도 안했다. 아 물론 조금 놀긴 했다. 그렇게 2시간 정도가 후딱 갔다. 이제 출발을 해야 겠다는 생각에 다시 여행길을 준비했다. 






■ 즐거운 라이딩, 정신을 놓다 ( 13:00 ) 


 3 ~ 40km 정도를 쉼없이 계속 달렸다. 평탄한 길이었지만 꽤 재밌었던 것 같다. 밭이 있는 시골길을 달렸는 데 그래서 그런지 차도 없고 사람도 없어서 셋이 대형을 맞춰서 달렸다. 그러면서 얘기도 참 많이 하고 장난도 많이 쳤다. 이전엔 없던 여유도 생기다 보니 중간에 틈이 생기면 멈춰서 사진을 찍었다. 영상도 많이 찍었다.






 가다가 어떤 큰 건물이 있어서 궁금해서 들어가 봤는 데 알고보니 동네 체육관이었다. 그렇다기엔 관리가 잘되어 있고 안에 관리 아저씨도 있는 걸 보고 놀랐다. 아저씨가 물어보시자 우리는 한국에서 자전거 여행을 왔는 데 궁금해서 들어와 봤다고 했다. 그러자 아저씨는 유심히 듣고는 안내를 해주시겠다며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셨다. 사실 농구장, 춤 연습실 등등 별거 아닌 시설인데 견학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금방 보고 바로 나왔다. 건물 밖에는 100년 후에 열 예정인 타입캡슐 기념비도 보았다.




 그렇게 다시 출발을 했고 다시 시골길을 달렸다. 그러다가 어떤 집앞에서 쉴 겸 멈췄는 데 창문에 요상한 것이 보였다. 깜짝 놀랐다. 사람은 아닌 것 같은 데 아직까지도 뭔지 모르고 있다.




 그렇게 좀 더 가다가 꽤 근사해 보이는 신사에 멈췄다. 여기서 느낌이 와서 짐을 다 풀고 사진을 찍었다. 이때가 우리의 절정이었다. 한이라도 풀듯이 우리의 느낌을 있는 그대로 표현했고 영상에 담았다. 또 사진도 멋있게 몇장 찍었다. 한마디로 '우리는 미쳤었다'





 그 뒤로는 계속 해서 달렸다. 가다 배도 좀 고파서 편의점에서 라면을 하나씩 사먹고 이번엔 배 맛 으로 먹어봤다. 맛은.. 아직까진 복숭아가 짱이다.




 이미 도착지인 타카사키 시에는 도착을 했는데 다리를 하나 남기고 성우가 넘어져서 앉아서 자전거 수리를 했다. 이때도 다들 정신이 나가있었다.




 

■ 평범한 도착, 간만에 만끽한 힐링 ( 18:00 ) 


 '왠일로 별탈없이 도착했지?' 도착한 곳은 꽤 번화한 곳이었다. 타카사키라는 곳이었다. 도착한 기쁨도 잠시 발이 너무 아팠다. 계속 젖은 상태로 있다보니 발이 쭈글쭈글 해져 통증이 생긴 것 같았다. 몸도 많이 젖어서 오늘은 사우나를 들르기로 했다. 검색을 통해서 주변 사우나를 찾아 갔다.





 비용은 1인당 5천원 정도로 저렴한 편이었다. 무엇보다 주인 아주머니가 친절하게 하나하나 다 설명해주시고 충전도 해주시겠다며 우리의 그 콘센트 덩어리를 가져가셨고 너무 친절하신 나머지 남자 탈의실까지 같이 들어오셔서 하나하나 다 설명해주셨다. 놀랐던 건 탈의실에 다 벗고 계신 아저씨들은 아무렇지 않으셨다. 신기했지만 이내 우리는 탕에 들어가 있었다. 탕은 한국의 사우나와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냉탕이 없다는 것 빼고는 같았다. 



 그렇게 2시간 정도를 있다가 나와서 밥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 이제부턴 아침, 점심은 편의점에서 먹으니 저녁 만큼은 식당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기로 했다. 간만에 행복하게 구글 맵에서 식당을 스캔했다. 하나같이 전부 맛있어 보였지만 그 중에서도 제일 먹음직 스러웠던 덮밥집을 골랐다. 이제까지 먹었던 체인점 스러웠던 식당과는 다르게 전통적인 느낌과 정말 괜찮은 집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 자리 배치도 심야식당 같은 느낌으로 되어 있었다. )





 이곳 역시도 자판기를 통해서 주문을 하는데 무슨 말인지 몰라서 뭘 시켜야 될지 잘 감이 안왔다. 그러자 식당 안에 있던 주인분이 직접 나오셔서 하나하나씩 영어로 설명을 해주셨다. 듣자 하니 이곳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바베큐맛, 소금 맛 덮밥이라고 했다. 4가지 메뉴정도가 더 있고 수 많은 나머지 버튼들은 사이즈 선택을 하는 것이었다. 민수와 나는 바베큐맛 덮밥을 성우는 소금 맛을 시켰다.










 결론적으로는 바베큐맛이 유독 맛있었던 걸로.. 바베큐 고기와 마요네즈가 곁들어진 것이 꽤 맛있었다. 소금 맛은 좀 짰다. 그래도 기대이상으로 정말 맛있게 먹었다.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적극 추천할 만큼 말이다. ( 혹시 물어보신 다면 알려드리겠습니다... ) 그렇게 먹고 나니 기분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그런지 그냥 자기에는 아쉬워 뭐라도 사가서 먹기로 했다. 가는 길에 칵테일 맥주 한캔씩을 사고 안주거리도 좀 사서 오늘의 잠자리로 향했다. 물론 한번에 찾진 못했고 2 곳 정도를 들르고 적정 판정이 나질 않아서 다리를 하나 건너 강변 공원으로 향했는데 정말 좋은 자리가 있었다.




 꽤 넓은 들판 한 가운데 정자가 있어서 안에 비를 비해 텐트를 칠 수가 있었고 테이블도 있어서 잠자리 전 만찬을 즐기고 빨래도 널어놓고 잘 수 있었다. 30분 정도 마시면서 휴식을 취하니 무서울 게 하나 없었다. 이때만큼은 서로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이야기꽃을 피웠던 것 같다. 우리는 이미 여행에 푹 빠져있었다. 사실 오늘은 비교적 평탄한 하루였던 것 같다. 




* 포스팅은 계속 됩니다! 궁금한 점 있으시면 언제든 물어봐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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